영어 학습
영어 문법 정리: 회화에 진짜 필요한 것만 한 장으로

한국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다면 영어 문법을 이미 상당히 많이 알고 있습니다. 관계대명사도 배웠고, 가정법 과거완료도 시험에서 풀어 봤고, 분사구문 문제도 맞혀 봤습니다. 그런데 막상 말을 하려고 하면 ‘지금 이게 현재완료를 써야 하나’ 하고 멈춥니다. 아는 게 없어서가 아니라, 아는 것이 조각조각 흩어져 있어서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문법책을 한 권 더 떼는 일이 아니라 영어 문법 정리입니다. 이 글은 시험용 문법이 아니라 회화용 문법을 기준으로, 시제 → 관사와 명사 → 어순과 전치사 → 중급 다섯 가지 순서로 한 장에 묶었습니다. 각 항목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선을 같이 그어 두었으니, 어디까지 정리하고 어디서 멈추면 되는지도 함께 보시면 됩니다.
정리하기 전에: 두 종류의 문법을 나누십시오
영어 문법을 한 덩어리로 보면 절대 정리가 끝나지 않습니다. 먼저 두 종류로 나누는 것이 순서입니다.
- 말하면서 실시간으로 써야 하는 문법 — 시제, 어순, 관사, 전치사, 조동사. 문장마다 나오기 때문에 생각하지 않고 나올 정도로 자동화되어야 합니다.
- 알아만 두면 되는 문법 — 분사구문, 도치, 강조 구문, 가정법 과거완료, 복잡한 관계부사. 읽고 들을 때 이해만 되면 충분합니다. 말할 때 굳이 쓰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회화가 막히는 이유는 대부분 뒤쪽을 몰라서가 아닙니다. 앞쪽이 자동화되지 않아서입니다. 도치를 몰라서 대화가 끊긴 사람은 없지만, 3인칭 단수 -s를 붙일지 말지 0.5초 고민하다가 문장이 무너지는 사람은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정리의 우선순위는 이렇게 됩니다.
- 어순 — 틀리면 뜻이 바뀝니다. 최우선.
- 시제 — 틀리면 시점이 바뀝니다. 그다음.
- 조동사 — 확신의 정도와 공손함이 걸려 있습니다.
- 전치사 — 틀려도 대개 뜻은 통합니다. 덩어리로 외우는 쪽이 빠릅니다.
- 관사 — 가장 많이 틀리지만 의미를 바꾸는 경우는 드뭅니다. 완벽을 목표로 삼지 마십시오.
정리를 시작할 때 가장 흔한 실수가 하나 있습니다. 문법 전체를 한 번에 정리하려는 것입니다. 위의 다섯 가지를 한 주에 하나씩만 잡아도 다섯 주면 회화 문법은 끝납니다.
시제 정리: 12개 중 실제로 쓰는 것은 여섯 개
문법책에는 시제가 12개 나오지만, 일상 회화의 대부분은 여섯 개로 돌아갑니다.
- 현재 — 습관, 사실, 반복. I work at a bank. She lives in Busan.
- 과거 — 끝난 일, 시점이 분명한 일. I met him last Friday.
- 미래 — 두 가지면 충분합니다. 지금 정한 일은 I’ll call you back., 이미 정해 둔 계획은 I’m going to move in March.
- 현재진행 — 지금 하는 중이거나, 요즘 일시적으로 그런 것. I’m working from home these days.
- 현재완료 — 과거에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거나, 지금 상태에 영향을 주는 일. I’ve lived here for three years. I’ve already eaten.
- 과거진행 — 과거 어느 시점에 진행 중이던 일. 주로 배경으로 씁니다. I was cooking when he called.
여기서 한국인이 가장 자주 걸리는 지점은 현재완료와 과거의 구분입니다. 기준은 간단합니다. yesterday, last week, in 2020처럼 끝난 시점을 말하면 무조건 과거입니다. I have seen him yesterday는 틀린 문장입니다. 반대로 시점을 말하지 않고 ‘경험’이나 ‘지금까지’를 말하면 현재완료입니다. Have you ever been to Japan?
나머지 자주 나오는 실수 세 가지도 같이 정리해 두십시오.
- 3인칭 단수 -s. He work here가 아니라 He works here. 문법을 아는 사람도 말할 때는 가장 많이 빠뜨립니다.
- 가까운 미래는 현재진행으로. I’m meeting her tomorrow가 I will meet her tomorrow보다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약속처럼 이미 정해진 일에는 will을 잘 쓰지 않습니다.
- 상태 동사는 진행형을 쓰지 않습니다. I am knowing, I am liking은 어색합니다. know, like, want, need, believe 같은 동사는 현재형 그대로 씁니다.
여기까지가 회화용 시제 정리의 끝입니다. 과거완료와 미래완료, 완료진행형은 읽을 때 알아보기만 하면 됩니다.

관사와 명사: 한국어에 없어서 가장 많이 틀리는 곳
관사는 한국어에 대응하는 것이 아예 없어서, 한국인 영어에서 가장 많이 틀리는 항목입니다. 다만 앞에서 말했듯 우선순위는 가장 낮습니다. 관사를 틀려도 원어민은 거의 언제나 뜻을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세 가지 선택만 구분해 두면 정확도가 눈에 띄게 올라갑니다.
- a / an — 여럿 중 아무거나 하나. 처음 꺼내는 이야기. I bought a book yesterday.
- the — 나도 알고 상대도 아는 바로 그것. 이미 나온 것, 하나뿐인 것, 상황상 분명한 것. The book was boring. Can you close the window?
- 무관사 — 일반적인 전체를 말할 때(복수형), 또는 셀 수 없는 것. I like books. I need information.
세 문장을 이어 보면 흐름이 보입니다. I bought a book. The book was boring. I don’t read books much. 처음 등장하면 a, 다시 언급하면 the, 일반론이면 무관사입니다.
실전에서 가장 쓸모 있는 규칙은 따로 있습니다. 셀 수 있는 명사의 단수형은 절대 혼자 쓰이지 않습니다. 앞에 a, the, my, this 중 하나가 반드시 붙습니다. I have car는 틀리고 I have a car가 맞습니다. 이 규칙 하나만 지켜도 관사 실수의 절반이 사라집니다.
그리고 셀 수 없는 명사 목록을 한 번만 외워 두십시오. 한국어로는 세는 느낌이라 자주 틀립니다.
- information, advice, news, furniture, homework, equipment, luggage, money, bread, water
- 모두 복수형이 없습니다. informations, advices, furnitures는 존재하지 않는 단어입니다.
- 세고 싶으면 단위를 붙입니다. a piece of advice, two pieces of furniture, a glass of water.
여기서 멈추십시오. 관사의 예외는 끝이 없고, 그 예외까지 정리하는 데 들이는 시간은 회화 실력에 거의 기여하지 않습니다.

어순과 전치사: 문장의 뼈대
어순은 우선순위 1번입니다. 틀리면 뜻 자체가 바뀌기 때문입니다. 한국어는 ‘을/를’, ‘이/가’ 같은 조사가 각 단어의 역할을 표시해 주기 때문에 순서를 바꿔도 뜻이 유지되지만, 영어는 자리 자체가 역할입니다. The dog bit the man과 The man bit the dog은 단어가 똑같아도 완전히 다른 사건입니다.
기본 뼈대는 하나입니다. 누가 + 한다 + 무엇을 + 어디서 + 언제. I watched a movie at home last night. 한국어는 ‘어젯밤에 집에서 영화를 봤다’처럼 시간이 앞에 오는 경우가 많아서, 이 순서는 의식적으로 연습해야 붙습니다.
어순에서 한국인이 특히 자주 틀리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 간접의문문. 의문문이 다른 문장 안에 들어가면 어순이 평서문으로 돌아갑니다. Do you know where is it?이 아니라 Do you know where it is?입니다. I don’t know what time does it start도 마찬가지로 …what time it starts가 맞습니다.
- 부정문·의문문의 do. 일반 동사를 부정하거나 질문할 때는 do/does/did가 시제를 가져갑니다. 그래서 뒤의 동사는 원형입니다. Did you went?가 아니라 Did you go?.
전치사는 규칙으로 외우면 끝이 없지만, 시간과 장소는 ‘넓은 것에서 좁은 것으로’라는 한 가지 감각으로 대부분 잡힙니다.
- 시간: in 2026 / in May (넓은 기간) → on Monday / on July 3rd (하루) → at 3 o’clock / at noon (한 시점)
- 장소: in Korea / in the room (안) → on the street / on the table (면 위) → at the station / at the door (한 지점)
나머지 전치사는 규칙이 아니라 동사와 한 덩어리로 외우는 편이 빠릅니다. 한국어 조사와 1:1로 대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depend on, listen to, wait for, look for, belong to, apply for, be good at, be interested in. ‘~을 기다리다’를 wait로 외우면 매번 전치사를 고민하지만, wait for로 외우면 고민이 사라집니다.

중급 다섯 가지: 어디까지만 하면 되는지
여기서부터는 ‘깊이 파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섯 항목 모두, 회화에 필요한 선을 같이 적어 두었습니다.
1. 조동사 — 확신과 공손함의 눈금. 회화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데 학교에서는 가볍게 지나가는 부분입니다. 확신의 순서는 must(거의 확실) > should(아마) > might / may / could(어쩌면)입니다. 공손함은 과거형이 만듭니다. Can you…?보다 Could you…?가, Will you…?보다 Would you…?가 부드럽습니다. 여기까지면 충분합니다.
2. 관계대명사 — 문장 두 개를 붙이는 도구. 사람은 who, 사물은 which, 둘 다 that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회화에서는 사실상 that 하나로 거의 다 해결되고, 목적격은 아예 생략합니다. The guy (that) I met yesterday was nice. 계속적 용법, 관계부사, 전치사+관계대명사는 읽을 때만 알아보면 됩니다.
3. 수동태 — 행위자가 중요하지 않을 때만. be + 과거분사. My flight was cancelled. It’s made in Korea. 시험에서는 능동↔수동 전환을 많이 시키지만, 실제 회화에서 수동태 비중은 생각보다 낮습니다. 누가 했는지 모르거나 말할 필요가 없을 때만 쓴다 — 이 감각 하나면 됩니다.
4. to부정사와 동명사 — 규칙보다 목록. 왜 want to go인데 enjoy going인지는 규칙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자주 쓰는 동사만 나눠서 외우는 편이 훨씬 빠릅니다. to를 받는 동사: want, need, decide, plan, hope, promise, agree, learn. -ing를 받는 동사: enjoy, finish, avoid, mind, keep, suggest, practice, consider. 이 열여섯 개면 회화의 대부분이 덮입니다.
5. 가정법 — 두 가지 형태만. 지금 사실이 아닌 상상은 If I had more time, I would travel more. 과거에 대한 후회는 If I had known, I would have told you. 이 두 틀에 단어만 갈아 끼우면 됩니다. 가정법 과거완료의 변형이나 혼합 가정법은 회화에서 쓸 일이 거의 없습니다.
다섯 항목 모두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시험 문법에서는 깊게 파는 부분인데, 회화에서는 얕게 여러 번 쓰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정리한 문법을 말로 바꾸는 3단계
여기까지가 정리입니다. 그런데 정리는 인풋이고 회화는 아웃풋이라, 정리한 표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말이 빨라지지는 않습니다. 정리한 문법을 실제로 쓰게 만드는 방법은 세 단계입니다.
- 항목 하나당 내 문장 세 개. 예문집의 문장이 아니라 내 이야기로 만들어야 합니다. 현재완료를 정리했다면 I’ve worked here for two years. I’ve never been to Europe. I’ve already had lunch. 내 삶에 관한 문장은 실제 대화에서 그대로 다시 나옵니다.
- 소리 내어 반복. 쓴 문장은 반드시 입으로 말해야 합니다. 눈으로만 본 문법은 시험에서만 나오고, 입으로 말한 문법은 대화에서 나옵니다.
- 대화에서 한 항목만 의식하기. 오늘은 현재완료, 다음에는 관사, 그다음에는 조동사. 한 번에 하나만 정해 놓고 그것만 신경 쓰면서 말합니다. 전부 신경 쓰면 아무것도 나오지 않습니다.
대화 중에 지켜야 할 규칙도 하나 있습니다. 말하는 도중에는 문법을 고치려고 멈추지 마십시오. 틀린 시제를 고치느라 3초를 쓰면 대화의 흐름이 끊기지만, 틀린 시제 자체는 대개 아무 대가도 치르지 않습니다. 고칠 것은 대화가 끝난 뒤에 메모해 두었다가 다음 정리에 반영하면 됩니다.
3단계에는 상대가 필요합니다. CoffeeTalk에서는 원어민과 짧은 대화로 연결되고 주제를 미리 고를 수 있어서, ‘오늘은 이 문법만’ 식으로 한 항목씩 실전에서 써 보기에 적당합니다. 15분이면 한 항목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 앞 단계부터 다지고 싶다면 영어 문법 기초 정리가 회화에 필요한 최소 문법만 다루고, 문법 말고 말하는 속도 자체가 문제라면 영어 유창하게 말하는 법을 보시면 됩니다. 정리한 문법을 넣어 볼 문장이 필요하면 영어 회화 문장에 바로 쓸 수 있는 것들을 모아 두었습니다.

FAQ
영어 문법 정리는 어떤 순서로 하는 게 좋나요?
어순 → 시제 → 조동사 → 전치사 → 관사 순서를 권합니다. 어순은 틀리면 뜻이 바뀌어서 최우선이고, 관사는 가장 많이 틀리지만 의미를 바꾸는 경우가 드물어 우선순위가 가장 낮습니다. 한 주에 한 항목씩만 잡아도 다섯 주면 회화 문법은 정리됩니다.
영어 시제 12개를 다 외워야 하나요?
아닙니다. 일상 회화는 현재, 과거, 미래, 현재진행, 현재완료, 과거진행 여섯 개로 대부분 돌아갑니다. 과거완료나 완료진행형은 읽고 들을 때 알아보기만 하면 되고, 말할 때 직접 만들 일은 거의 없습니다.
현재완료와 과거는 어떻게 구분하나요?
yesterday, last week, in 2020처럼 끝난 시점을 말하면 무조건 과거입니다. I have seen him yesterday는 틀린 문장입니다. 반대로 시점 없이 경험이나 지금까지 이어지는 일을 말하면 현재완료입니다. Have you ever been to Japan? / I've lived here for three years.
관사는 꼭 정확하게 써야 하나요?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관사를 틀려도 원어민은 거의 언제나 뜻을 이해합니다. 다만 '셀 수 있는 명사의 단수형 앞에는 a, the, my, this 중 하나가 반드시 붙는다'는 규칙 하나만 지켜도 실수의 절반이 사라지니, 이것부터 습관으로 만드십시오.
문법을 정리했는데도 말할 때 안 나옵니다. 왜 그런가요?
정리는 인풋이고 말하기는 아웃풋이라, 보는 것만으로는 자동화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항목 하나당 자기 이야기로 문장 세 개를 만들어 소리 내어 반복하고, 실제 대화에서는 한 번에 한 항목만 의식하면서 말해 보십시오. 대화 도중에 문법을 고치려고 멈추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