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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표현

선배·후배를 영어로 어떻게 말할까 — senior, junior가 안 통하는 이유

게시일 2026년 9월 15일 · 9 분 분량

선배로 보이는 학생이 후배에게 노트를 건네주는 일러스트. 위에 선배라고 적힌 노란 말풍선이 떠 있다

외국인 동료에게 “그 사람은 제 선배예요”를 영어로 말하려는 순간 막힙니다. 사전은 senior라고 알려 주지만, “He is my senior”라고 하면 상대는 ‘상사인가? 나이가 많다는 건가? 직급이 높다는 건가?’ 중에 뭘 말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선배를 영어로 옮기기 어려운 건 단어가 없어서가 아니라, 영어권에는 ‘먼저 들어온 사람’이라는 관계 자체가 사회적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선배, 후배, 동기, 사수처럼 한국어에서는 한 단어인데 영어에서는 문장으로 풀어야 하는 관계 표현들을 다룹니다. senior와 junior가 실제로 무슨 뜻인지, 학교·회사·동호회에서 각각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영어권에서는 이 사람들을 뭐라고 부르는지, K-드라마의 ‘선배’를 외국인에게 어떻게 설명하는지, 그리고 한국인이 이 지점에서 반복하는 실수를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영어에는 ‘선배’라는 자리가 없다

한국어의 선배는 두 글자에 정보를 여러 개 담습니다. 같은 조직에 나보다 먼저 들어왔고, 그래서 내가 존댓말을 쓰고, 상대는 반말을 써도 되고, 밥값은 대체로 그쪽이 낸다는 것까지. 영어에는 이 묶음을 받는 단어가 없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영어권에는 ‘입사 순서’나 ‘학번’이 관계를 결정하는 문화 자체가 없습니다. 회사에서 중요한 건 직급이고, 학교에서 중요한 건 학년입니다. 3년 먼저 들어왔다는 사실은 경험이 많다는 정보일 뿐, 말투를 바꾸거나 호칭을 바꾸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선배를 영어로 옮길 때는 한 단어를 찾는 대신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 먼저 들어왔다는 사실She joined two years before me. / He’s been here longer than I have.
  • 경험이 더 많다는 뜻She’s more experienced. / She’s been doing this a lot longer.
  • 나를 가르쳐 준 사람She trained me. / She was my mentor when I started.
  • 학교에서 윗학년She was a year above me. / She was in the year above me at university.

셋 중 어느 것도 ‘선배’를 완전히 옮기지 못합니다. 대신 각각이 그 상황에서 실제로 필요한 정보를 정확히 전달합니다. 영어로 말할 때는 이렇게 관계를 이름 붙이는 대신 사실을 말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게 핵심입니다.

높이가 다른 세 개의 계단 위에 각각 한 사람씩 서 있고, 아래 사람에게서 위 사람 쪽으로 가는 화살표가 그려진 일러스트
한국어는 이 계단의 위치에 이름을 붙이지만, 영어는 ‘누가 먼저 왔는지’를 문장으로 설명한다.

senior와 junior는 생각보다 위험한 단어다

가장 흔한 오해부터 정리하겠습니다. 영어의 seniorjunior는 선배·후배의 번역이 아닙니다. 맥락에 따라 전혀 다른 세 가지 뜻으로 쓰입니다.

  • 직급. a senior developer, a junior designer. 이건 회사가 공식적으로 붙인 등급이고, 입사 순서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작년에 입사한 사람이 senior고 5년 전에 입사한 사람이 junior인 경우도 흔합니다.
  • 미국 학교의 학년.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freshman → sophomore → junior → senior는 1·2·3·4학년입니다. 그래서 미국인에게 “I’m a junior”라고 하면 ‘저는 후배예요’가 아니라 ‘저는 3학년이에요’로 들립니다.
  • 나이. senior citizen은 노년층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He’s my senior”는 문맥이 없으면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결정적으로, my junior라는 표현은 영어에서 거의 쓰지 않습니다. 쓰면 상대를 아랫사람 취급하는 느낌이 강해서, 원어민 귀에는 조금 무례하게 들립니다. 후배를 가리켜야 한다면 이렇게 말합니다.

  • someone who joined after me
  • a newer member of the team
  • someone I’m helping get up to speed — 내가 가르치고 있는 사람
  •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는 그냥 my colleague 또는 my teammate입니다. 영어에서는 굳이 위아래를 밝히지 않는 것이 기본값입니다.

동기도 마찬가지입니다. We joined at the same time. 또는 We were in the same intake.(영국식), the same cohort(학교) 정도가 자연스럽고, ‘동기’라는 한 단어에 대응하는 명사는 없습니다.

상황별로 다르게 말해야 한다

선배라는 한 단어가 영어에서는 상황마다 다른 문장이 됩니다. 자주 쓰는 네 가지 상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학교·대학. She was two years above me at university. 가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미국식으로는 upperclassman(상급생), underclassman(하급생)이라는 단어도 있지만 일상 대화보다는 글에서 더 많이 씁니다. 졸업한 뒤라면 We went to the same university. 로 충분하고, 몇 년 차이인지는 대개 아무도 묻지 않습니다.
  • 회사. 직급이 높으면 my manager, my team lead, my boss. 직급은 같은데 먼저 들어왔으면 a more experienced colleague 또는 someone who’s been here a lot longer. 사수라면 the person who trained me, my onboarding buddy, my mentor가 가장 가깝습니다.
  • 군대. 영어권에는 계급(rank)이 있고, 이건 입대 순서보다 훨씬 명확합니다. 한국 군대의 선임·후임을 설명하려면 In Korea, the guy who enlisted one month earlier outranks you socially, even at the same rank. 처럼 ‘사회적으로’라는 말을 넣어야 통합니다.
  • 동호회·취미. She’s been in the club since before I joined. 또는 She’s one of the old-timers. 후자는 친근한 표현이라 가벼운 모임에서 잘 어울립니다.

네 경우 모두 공통점이 있습니다. 한국어는 관계에 이름을 붙이고, 영어는 그 사람이 한 일이나 시점을 말합니다. 이 차이만 기억하면 대부분의 문장이 스스로 만들어집니다.

학교 책상과 책, 사무실 의자와 노트북, 군모, 기타가 각각 원 안에 그려져 세로로 나열된 일러스트
학교, 회사, 군대, 동호회 — 한국어는 전부 ‘선배’ 하나로 해결하지만 영어는 매번 다른 문장이 필요하다.

영어권에서는 그 사람을 뭐라고 부를까

여기서 많은 한국인이 가장 당황합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이름으로 부릅니다. 열 살 많아도, 20년 먼저 입사했어도, 회사 대표여도 이름입니다.

영어에는 ‘선배님’처럼 관계를 나타내면서 부를 수 있는 호칭이 사실상 없습니다. 있는 것들은 대부분 쓰임이 좁습니다.

  • Mr. / Ms. + 성 — 격식 있는 첫 만남, 고객, 학교에서 학생이 교사에게. 회사 동료에게 쓰면 오히려 어색하고 거리감이 생깁니다.
  • Dr. / Professor + 성 — 학계와 병원에서는 여전히 필수입니다.
  • Sir / Ma’am — 미국 남부, 군대, 서비스업. 일반 사무실에서 쓰면 상대가 불편해합니다.

그럼 존중은 어디로 갈까요? 호칭이 아니라 문장의 형태로 갑니다. 한국어가 존댓말 어미로 하는 일을 영어는 문장 구조로 합니다.

  • 직접: Send me the file. → 정중하게: Could you send me the file when you get a chance?
  • 직접: I don’t agree. → 부드럽게: I see it a bit differently — can I share my thinking?
  • 직접: Help me with this. → 정중하게: Would you mind taking a look at this?

즉, 영어에서 예의는 ‘누구를 부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묻느냐’에 들어 있습니다. 이름을 부르면서도 충분히 정중할 수 있고, 반대로 Mr. Smith라고 부르면서 무례할 수도 있습니다.

드라마의 ‘선배’를 외국인에게 설명하기

K-드라마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 설명을 해야 할 때가 옵니다. 영어 자막은 선배를 대부분 이름으로 바꿔 버리기 때문에, 외국인 친구는 그 장면의 긴장을 절반도 보지 못합니다.

설명할 때는 단어를 번역하지 말고 규칙을 먼저 말하는 편이 잘 통합니다.

  • In Korea, you almost never call someone older by their name. You use a word for the relationship instead.
  • ‘Sunbae’ means someone who started before you — same school, same company. It’s not about age, it’s about who got there first.
  • So when she calls him ‘sunbae’ for ten episodes and then suddenly uses his name, that’s the whole confession scene right there.

마지막 문장이 핵심입니다. 이 한 줄을 들으면 영어권 시청자도 ‘아, 호칭이 바뀌는 게 사건이구나’를 이해합니다. 비유를 하나 붙이면 더 잘 통합니다. It’s a bit like going from ‘Professor Kim’ to ‘Minjun’ — the name change is the event.

참고로 일본어 senpai는 영어권에서 이미 꽤 알려져 있어서, It’s the Korean version of senpai라고 하면 대부분 바로 알아듣습니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들어온 단어라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대화를 빠르게 진행시키는 데는 유용한 지름길입니다.

텔레비전 화면 속에서 후배로 보이는 학생이 책을 든 선배를 올려다보고 있고 둘 사이에 작은 하트가 떠 있는 일러스트
영어 자막은 ‘선배’를 이름으로 바꿔 버린다. 그래서 그 장면의 긴장이 사라진다.

한국인이 자주 하는 실수 7가지

문법은 맞는데 의미가 이상하게 전달되는 지점들입니다.

  • “He is my senior.” 가장 흔한 문장이고, 가장 모호합니다. 상사인지, 나이가 많은지, 직급이 높은지 알 수 없습니다. He joined a few years before me. 라고 말하면 정확합니다.
  • “She is my junior.” 위에서 말한 대로 상대를 낮추는 느낌이 있습니다. She joined after me 또는 그냥 my colleague로 충분합니다.
  • 영어 대화에서 나이를 먼저 묻기. 한국어 대화의 출발점인 질문이 영어에서는 무례한 편에 속합니다. 특히 상대가 여성이거나 직장 동료라면 더 그렇습니다. 나이 대신 How long have you been here? 를 물어보세요. 훨씬 자연스럽고 정보도 더 유용합니다.
  • 영어 이메일에 sunbaenim이나 Dear Senior를 쓰기. 둘 다 통하지 않습니다. Hi Sarah, 로 시작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 직급을 이름처럼 쓰기. 한국어의 ‘팀장님’처럼 ManagerTeam Leader를 호칭으로 쓰면 어색합니다. 영어에서 직급은 소개할 때 쓰는 말이지 부를 때 쓰는 말이 아닙니다.
  • 나이가 많다고 저절로 선배 대우를 기대하기. 영어권 직장에서 나이는 관계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경력과 역할이 기준입니다.
  • 존중을 호칭으로만 표현하려고 하기. 이름을 부르는 게 무례하다고 느껴져서 계속 Mr.를 붙이면, 오히려 ‘나와 거리를 두고 싶어 한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존중은 Could you…?, Would you mind…? 같은 문장 형태로 표현하세요.

실제 대화에서 연습하는 법

이 주제가 어려운 이유는 단어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말할 때마다 ‘이 정보를 굳이 말해야 하나’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어에서는 자동으로 나오던 정보가 영어에서는 선택 사항이 되고, 그 선택을 매번 해야 합니다.

연습할 때 도움이 되는 세 가지:

  • 문장을 두 개씩 준비하기. 사실을 말하는 버전(She joined before me)과 관계를 설명하는 버전(She trained me when I started)을 함께 준비하면, 상황에 맞게 고를 수 있습니다.
  • 나이 질문을 다른 질문으로 바꾸기. How old are you? 대신 How long have you been doing this?. 이 습관 하나가 영어 대화의 첫인상을 크게 바꿉니다.
  • 한국 문화를 설명하는 문장을 미리 만들어 두기. 외국인과 이야기하면 반드시 나오는 주제입니다. 두세 문장을 준비해 두면 매번 처음부터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써 봐야 합니다. 이런 표현은 혼자 연습하면 ‘맞는 문장’은 만들 수 있지만 ‘그 자리에 어울리는 문장’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CoffeeTalk은 짧은 대화로 원어민과 연결해 주는 앱인데, 직장이나 학교 이야기가 나오면 이 표현들이 자연스럽게 필요해집니다. 주제를 일이나 학교로 정해 두고 “한국에서는 입사 순서가 관계를 정한다”는 이야기를 꺼내 보면, 상대가 되묻는 지점에서 내 설명이 어디까지 통했는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같은 종류의 문제를 다룬 글로는 연상·연하를 영어로 말하는 법이 있고, 회사에서 쓰는 표현은 영어 면접 표현, 처음 만나는 자리의 표현은 영어 자기소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작은 원형 카페 테이블에 마주 앉아 커피를 사이에 두고 한 사람은 몸을 앞으로 기울여 말하고 다른 사람은 웃으며 듣고 있는 일러스트
‘한국에서는 입사 순서가 관계를 정한다’는 설명은 실제로 해 봐야 통하는지 알 수 있다.

FAQ

선배를 영어로 뭐라고 하나요?

한 단어로 옮기는 건 불가능합니다. 상황에 따라 She joined two years before me(입사가 빠름), a more experienced colleague(경력이 많음), She was a year above me at university(학교 윗학년), the person who trained me(사수)처럼 사실을 말하는 문장으로 풉니다. K-드라마 이야기에서는 sunbae를 그대로 써도 통합니다.

senior라고 하면 왜 안 되나요?

senior는 영어에서 직급(a senior developer), 미국 학교의 4학년, 또는 노년층을 뜻합니다. 입사 순서와는 상관이 없어서 He is my senior라고 하면 상사인지 나이가 많은지 직급이 높은지 알 수 없습니다. 특히 my junior는 상대를 낮추는 느낌이 있어서 거의 쓰지 않습니다.

영어권에서는 선배를 어떻게 부르나요?

이름으로 부릅니다. 나이나 경력과 상관없이 대부분 이름이고, Mr.나 Ms.는 격식 있는 첫 만남이나 고객에게 씁니다. 존중은 호칭이 아니라 Could you...? Would you mind...? 같은 문장 형태로 표현합니다.

영어로 대화할 때 나이를 물어봐도 되나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어권에서는 나이를 묻는 것이 사적인 질문에 가깝고, 관계를 정하는 데 쓰이지도 않습니다. 대신 How long have you been here? 나 How long have you been doing this? 를 물어보면 자연스럽고 대화에도 훨씬 유용합니다.

동기나 후배는 영어로 어떻게 말하나요?

동기는 We joined at the same time 또는 we were in the same cohort로 풉니다. 후배는 someone who joined after me, a newer member of the team 정도가 자연스럽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굳이 밝히지 않고 my colleague라고만 해도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