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표현
영어 속담 30개 — 원어민이 실제로 쓰는 것만

영어 속담을 정리한 글은 이미 인터넷에 넘칩니다. 대부분 100개, 200개씩 번호를 붙여 늘어놓고 옆에 한국어 뜻을 달아 둡니다. 문제는 그 목록을 다 외운 사람도 실제 대화에서 속담을 한 번도 못 쓴다는 점입니다. 외운 것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외운 목록의 절반이 원어민은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문장이기 때문입니다.
속담은 단어가 아니라 공유된 상식입니다. 상대가 그 문장을 이미 안다는 전제 위에서만 작동하고, 전제가 깨지면 그냥 이상한 말이 됩니다. 그래서 속담 공부에서 중요한 것은 개수가 아니라 세 가지입니다. 지금도 살아 있는 속담이 무엇인지, 어떤 타이밍에 던져야 자연스러운지, 그리고 한국 속담을 영어로 옮기려 할 때 어디서 사고가 나는지. 이 글은 그 세 가지를 순서대로 다룹니다. 실제로 쓰이는 30개와, 교과서에는 있지만 아무도 쓰지 않는 8개를 따로 갈라 두었습니다.
속담, 명언, 관용구는 서로 다른 물건입니다
세 가지를 한 덩어리로 외우는 사람이 많은데, 쓰는 자리가 완전히 다릅니다.
- 속담(proverb) — 짧고 완결된 한 문장이고, 교훈이 들어 있고, 지은이가 없습니다. Better late than never. 누가 처음 말했는지 아무도 모르고, 알 필요도 없습니다.
- 명언(quote) — 출처가 있는 개인의 말입니다. 누가 말했는지가 내용의 절반입니다. 모아 둔 것은 영어 명언 모음 쪽에 따로 있습니다.
- 관용구(idiom) — 문장이 아니라 부품입니다. a piece of cake, break the ice처럼 혼자서는 문장이 되지 않고, 다른 문장 안에 끼워 넣어야 합니다. 이쪽은 영어 관용구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곧바로 실제 오류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한국인 학습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속담을 관용구처럼 문장 속에 끼워 넣는 것입니다.
I think we should not count our chickens before they hatch in this project.
문법은 맞지만 아무도 이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속담은 다른 문장에 종속되지 않습니다. 한 박자 쉬고, 독립된 한 문장으로 던집니다.
Let’s wait for the final numbers. Don’t count your chickens before they hatch.
속담은 문장의 부품이 아니라 문장 하나를 통째로 대신하는 한마디입니다. 설명하고 싶은 상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 던지고, 뒤에 아무 설명도 붙이지 않는 것이 기본 사용법입니다. 설명을 붙이는 순간 속담은 효력을 잃습니다 — 둘 다 아는 이야기라서 짧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이 속담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쓰는 영어 속담 30개
아래 30개는 오늘날 영어권에서 실제로 들을 수 있는 것만 추린 목록입니다. 기능별로 묶었습니다 — 외울 때는 뜻이 아니라 ‘내가 어떤 상황에서 이 말을 할 것인가’로 묶는 편이 훨씬 빨리 붙기 때문입니다.
신중하라고 할 때
- Better safe than sorry.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 일상에서 가장 자주 들리는 속담 중 하나입니다.
- Don’t count your chickens before they hatch. 김칫국부터 마시지 마라.
- Don’t put all your eggs in one basket. 한곳에 다 걸지 마라. 투자나 진로 이야기에서 특히 자주 나옵니다.
- Curiosity killed the cat. 괜히 캐묻다 다친다. 거의 농담조로 씁니다.
- If it ain’t broke, don’t fix it. 긁어 부스럼. 문법에 어긋나는 ain’t가 그대로 굳은 형태라 isn’t로 고쳐 쓰면 어색해집니다.
노력과 시간에 대해
- Practice makes perfect. 연습이 완벽을 만든다.
- Rome wasn’t built in a day.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 No pain, no gain.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운동 이야기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쓰입니다.
- Better late than never. 늦더라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 자기 자신에게 쓰기 가장 안전한 속담입니다.
- The early bird gets the worm.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사람과 관계에 대해
- Actions speak louder than words. 말보다 행동.
- It takes two to tango.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한쪽만 탓할 수 없을 때 씁니다.
- Two heads are better than one.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 겉만 보고 판단하지 마라.
- Great minds think alike. 통했네. 상대와 같은 생각을 했을 때 거의 농담으로 던집니다.
현실을 받아들일 때
- Easier said than done. 말이 쉽지. 짧고 쓸 자리가 많아 가장 먼저 익힐 만합니다.
- Beggars can’t be choosers.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다.
- You can’t have your cake and eat it too.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다.
- There’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 세상에 공짜는 없다.
- You can’t please everyone.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변화와 인과에 대해
- Old habits die hard.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 What goes around comes around. 뿌린 대로 거둔다. 주로 나쁜 쪽으로 씁니다.
- The grass is always greener on the other side. 남의 떡이 커 보인다.
- Out of sight, out of mind.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한국 속담과 뜻이 거의 정확히 겹치는 드문 경우입니다.
- When it rains, it pours. 엎친 데 덮친다.
상황에 한마디 얹을 때
- Speak of the devil.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 이야기하던 사람이 나타난 바로 그 순간에 씁니다.
- When in Rome.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라. 뒷부분은 거의 생략합니다.
- Better the devil you know. 구관이 명관.
- Time flies. 시간 참 빠르다. 거의 인사말처럼 쓰입니다.
- Money doesn’t grow on trees.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말이 전형적입니다.
30개를 다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뒤에서 다시 말하겠지만, 이 중 다섯 개만 제때 꺼낼 수 있으면 충분합니다.

함께 읽기: 일상 영어 표현: 원어민이 실제로 쓰는 진짜 표현들
교과서에는 있는데 원어민은 안 쓰는 속담
한국 영어 교재에 실려 있는 속담 중 상당수는 영어권에서 이미 박제된 문장입니다. 뜻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입으로 꺼내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런 속담을 대화에서 쓰면 뜻이 안 통하는 것이 아니라 — 더 곤란하게도 — 상대가 잠깐 멈칫합니다. 할아버지가 하실 법한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 A rolling stone gathers no moss. 영국에서는 ‘한곳에 머물지 않으면 아무것도 쌓이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뜻으로, 미국에서는 ‘계속 움직이면 녹슬지 않는다’는 긍정적인 뜻으로 쓰여 왔습니다. 뜻이 정반대라 아무도 안심하고 쓰지 못합니다.
- A stitch in time saves nine. 원어민 중에도 뒷부분을 못 외우는 사람이 많습니다.
- Early to bed and early to rise makes a man healthy, wealthy and wise. 완전히 죽은 문장입니다. 길이부터 대화용이 아닙니다.
- A penny saved is a penny earned. 뜻은 통하지만 말투가 백 년 전입니다.
- The pen is mightier than the sword. 글에서는 살아 있지만 말로는 쓰지 않습니다.
- Where there’s a will, there’s a way. 한국 교재의 1순위 속담인데, 영어권에서는 동기부여 포스터 문구로 소비됩니다. 진지하게 말하면 진부하게 들립니다.
- Make hay while the sun shines. 농경 시대의 문장입니다. 같은 자리에 Strike while the iron is hot.이 들어가지만 이쪽도 자주 쓰이지는 않습니다.
- Honesty is the best policy. 아이를 훈계할 때나, 비꼬는 농담으로만 남았습니다.
어떤 속담이 살아 있는지 혼자 확인하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그 문장을 따옴표로 묶어 검색한 뒤 최근 몇 년 안에 쓰인 평범한 용례가 나오는지 보는 것입니다. 검색 결과가 전부 ‘속담 모음’ 페이지와 영어 교재뿐이라면, 그 속담은 교재 안에서만 살아 있는 것입니다. 영상 자막 검색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 실제 대화 장면에서 그 말이 나오는지가 가장 정확한 기준입니다.

한국 속담을 직역하면 벌어지는 일
영어로 말하다가 한국 속담이 떠오르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때 머릿속에서 바로 번역이 시작되는데, 결과는 셋 중 하나입니다.
운 좋게 대응하는 속담이 있는 경우. 생각보다 적지만 분명히 있습니다.
-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 Out of sight, out of mind. 거의 1:1입니다.
-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 Old habits die hard.
-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 → Bad news travels fast. 단어는 전혀 다르지만 쓰이는 자리가 같습니다.
- 남의 떡이 커 보인다 → The grass is always greener.
대응하는 속담이 없는 경우. 이쪽이 훨씬 많습니다. 여기서 직역을 시도하면 상대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 티끌 모아 태산 → Dust gathers into a mountain은 통하지 않습니다. It all adds up. 또는 Every little bit helps.가 같은 자리에 들어갑니다.
- 우물 안 개구리 → a frog in a well만 던지면 상대는 개구리 이야기로 받습니다. a big fish in a small pond는 비슷해 보이지만 뜻이 다릅니다 — 그쪽은 좁은 데서 대접받는 사람이지, 시야가 좁은 사람이 아닙니다.
-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 대응 속담이 없습니다. When the big players fight, the small ones get crushed.처럼 뜻을 평문으로 풀어 주는 편이 정확합니다.
-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 Closing the barn door after the horse has bolted가 있긴 하지만 길고 오래된 표현입니다. Too little, too late.가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한국 속담 자체가 대화 소재인 경우. 그리고 이것이 실제 대화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방식입니다. 번역하지 말고, 한국 속담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그대로 소개한 다음 뜻을 붙입니다.
There’s a Korean saying about a frog in a well — it only knows the sky it can see.
이렇게 말하면 상대는 못 알아듣기는커녕 흥미를 보입니다. 속담은 그 문화를 보여 주는 창이고, 언어 교환 상대가 궁금해하는 것이 정확히 그 부분입니다. 번역해서 어설픈 영어 속담으로 만들면 사라지는 가치가, 한국 것이라고 밝히는 순간 오히려 살아납니다.
정리하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대응하는 영어 속담이 있으면 그것을 쓰고, 없으면 속담을 포기하고 뜻만 평문으로 전달하고, 한국 속담 자체를 들려주고 싶으면 There’s a Korean saying that ~으로 시작합니다. 세 번째를 택할 때만 직역이 허용됩니다.

원어민은 속담을 끝까지 말하지 않습니다
속담을 외울 때 아무도 알려 주지 않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실제 대화에서는 앞부분만 말하고 끝냅니다.
- Well, when in Rome… (‘do as the Romans do’는 붙이지 않습니다)
- The grass is always greener… (‘on the other side’는 생략)
- When the cat’s away… (‘the mice will play’는 생략)
- You know what they say about assumptions… (뒷말은 아예 말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예의입니다. 속담을 끝까지 또박또박 말하면 상대가 이 속담을 모른다고 가정한 것이 되고, 그래서 가르치는 말투가 됩니다. 앞부분만 흘리듯 말하는 것은 ‘우리 둘 다 아는 이야기죠’라는 신호입니다. 같은 문장인데 끝까지 말하느냐 자르느냐에 따라 설교가 되기도 하고 가벼운 농담이 되기도 합니다.
학습자 입장에서 이것은 이득입니다. 외워야 할 분량이 절반으로 줄고, 긴 문장을 리듬 맞춰 발음할 부담도 사라집니다. When in Rome. 세 단어면 끝입니다.
다만 모든 속담을 자르는 것은 아닙니다. 원래 짧은 속담은 그대로 말합니다 — Better late than never., Easier said than done., Actions speak louder than words.는 자르면 뜻이 사라집니다. 기준은 단순합니다. 두 토막으로 나뉘는 긴 속담은 앞 토막만, 한 토막짜리 짧은 속담은 통째로.
그리고 속담을 꺼낼 때 앞에 붙이는 틀이 몇 개 있습니다. 이 틀이 있으면 갑자기 격언을 읊는 느낌이 사라집니다.
- You know what they say — ~
- As they say, ~
- Well, ~ (가장 가볍고 가장 많이 쓰입니다)
- There’s a Korean saying that ~ (한국 속담을 소개할 때)
억양도 중요합니다. 속담은 조금 빠르게, 평평하게, 흘리듯 말합니다. 단어마다 힘을 주어 또박또박 말하는 순간 설교가 됩니다.

언제 쓰면 자연스럽고 언제 어색한가
속담을 아는 것과 쓸 줄 아는 것 사이의 거리는 대부분 타이밍에서 생깁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하나입니다.
속담은 조언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논평입니다. 상대를 향해 직접 겨누면 거의 항상 훈계가 됩니다. 면접에서 떨어진 친구에게 Practice makes perfect.라고 하면 위로가 아니라 ‘연습이 부족했구나’로 들립니다. 같은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속담은 사람이 아니라 상황 쪽을 가리키는 문장입니다 — Well, Rome wasn’t built in a day.
반대로 자기 자신에게 쓰면 거의 항상 안전합니다. 30분 늦게 도착해서 Better late than never, right?라고 하거나, 계획이 어그러졌을 때 Easier said than done.이라고 말하는 식입니다. 속담을 처음 입에 올릴 때는 이 용법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를 평가하지 않으므로 실패할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나머지 기준들입니다.
- 한 대화에 하나까지. 속담을 연달아 쓰는 것은 비원어민의 가장 뚜렷한 표시입니다. 두 개가 겹치는 순간 외워서 쓰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 비즈니스 메일에는 쓰지 않습니다. 영어권 업무 메일에서 속담은 분량만 늘리는 장식으로 읽힙니다.
- 에세이나 발표를 속담으로 시작하지 마십시오. As the saying goes, ~로 글을 여는 것은 한국 작문의 관습이고, 영어에서는 가장 진부한 도입으로 분류됩니다. 구체적인 사실이나 질문으로 시작하는 편이 훨씬 강합니다.
- 상대가 속담을 던졌을 때 받는 말도 준비해 두십시오. Ha, true. / I guess so. / Tell me about it. 세 개면 충분합니다. 받을 줄 모르면 대화가 거기서 끊깁니다.
마지막으로 톤에 대해. 속담은 거의 언제나 가벼운 말입니다. 진지한 조언이 필요한 자리에서 꺼내면 성의 없게 들리고, 가벼운 잡담에서 꺼내면 정확히 제자리에 들어갑니다. 속담이 가장 잘 어울리는 자리는 커피 마시며 하는 잡담, 그리고 자기 실수를 웃어넘기는 순간입니다.
영어 속담을 실제로 입에 붙이는 법
앞에서 본 30개를 다 외우려고 하면 하나도 못 씁니다. 실제로 쓰게 만드는 방법은 범위를 좁히는 것입니다.
1. 다섯 개만 고릅니다. 기준은 ‘좋은 말인가’가 아니라 ‘내 생활에서 이 말을 할 상황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오는가’입니다. 늦는 일이 잦다면 Better late than never., 계획이 자주 어그러진다면 Easier said than done., 일 이야기를 많이 한다면 Don’t count your chickens before they hatch. 쪽입니다.
2. 속담마다 내 상황을 한 줄 붙여 외웁니다. 뜻만 외우면 꺼낼 때가 와도 못 꺼냅니다. ‘회의에 늦게 들어갔을 때 → Better late than never.’처럼 상황이 방아쇠가 되도록 묶어 둡니다. 표현을 기능별로 묶는 방법은 영어 표현 모음에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3. 리듬까지 소리 내어 외웁니다. 속담은 대부분 운율이 있습니다 — no pain, no gain, better safe than sorry, what goes around comes around. 이 리듬이 속담을 기억에 남게 만드는 장치이고, 리듬이 깨지면 상대는 그게 속담인 줄도 알아채지 못합니다. 뜻만 외우고 넘어가면 절반만 외운 것입니다.
4. 받는 말도 같이 외웁니다. 던질 일보다 받을 일이 더 많습니다. Tell me about it. 하나만 입에 붙여 두어도 대화가 끊기지 않습니다.
5. 사람에게 써 보고 반응을 봅니다. 이 단계가 전부를 결정합니다. 그 속담이 지금도 살아 있는지, 타이밍이 맞았는지는 혼자서는 절대 알 수 없습니다 — 책은 어느 속담이 박제되었는지 알려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CoffeeTalk에서 원어민 상대와 잡담하다가 하나씩 던져 보십시오. 판단 기준은 간단합니다. 상대가 웃거나 바로 받아치면 그 속담은 살아 있는 것이고, ‘그게 무슨 뜻이야?’라고 되물으면 목록에서 지우면 됩니다. 다섯 번만 해 보면 어떤 속담이 쓸 만한지 직접 알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기대치 하나를 조정해 드리겠습니다. 속담을 많이 안다고 영어를 잘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속담을 자주 쓰면 교재로 공부한 티가 납니다. 속담은 실력의 증거가 아니라 양념입니다 — 제때 하나 들어가면 대화가 부드러워지지만, 그것으로 요리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속담 서른 개보다 일상 표현 서른 개가 먼저이고, 속담은 그 위에 하나씩 얹는 것입니다.
FAQ
영어 속담과 명언, 관용구는 어떻게 다른가요?
속담은 짧고 완결된 문장이고 교훈이 들어 있으며 지은이가 없습니다. Better late than never.처럼 독립된 한 문장으로 던집니다. 명언은 출처가 있는 개인의 말이라 누가 말했는지가 내용의 절반이고, 관용구는 문장이 아니라 부품이어서 a piece of cake처럼 다른 문장 안에 끼워 넣어야 합니다. 한국인 학습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속담을 관용구처럼 문장 속에 넣는 것인데, 속담은 다른 문장에 종속되지 않고 한 박자 쉬었다가 통째로 말합니다.
영어 속담을 많이 외우면 회화에 도움이 되나요?
개수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속담은 상대가 그 문장을 이미 안다는 전제 위에서만 작동하므로, 원어민이 쓰지 않는 속담을 외우면 쓸 자리가 아예 없습니다. 그리고 속담을 자주 쓰면 오히려 교재로 공부한 티가 납니다. 다섯 개만 고르되 각각에 ‘내 생활에서 이 말을 할 상황’을 한 줄씩 붙여 외우는 편이, 서른 개를 뜻만 외우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입니다.
한국 속담을 영어로 그대로 옮겨도 되나요?
대응하는 영어 속담이 있을 때만 됩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Out of sight, out of mind.로 거의 그대로 옮겨지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나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대응이 없어서 직역하면 통하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속담을 포기하고 뜻만 평문으로 전달하거나, There’s a Korean saying that ~으로 시작해 한국 속담이라고 밝히고 소개하십시오. 세 번째 방식이 대화에서는 반응이 가장 좋습니다.
속담은 문장을 끝까지 말해야 하나요?
두 토막으로 나뉘는 긴 속담은 앞 토막만 말합니다. When in Rome…, The grass is always greener…처럼 흘리듯 끊는 것이 실제 용법입니다. 끝까지 또박또박 말하면 상대가 그 속담을 모른다고 가정한 셈이 되어 가르치는 말투가 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Better late than never.나 Easier said than done.처럼 원래 짧은 속담은 자르지 않고 통째로 말합니다.
이메일이나 에세이에 영어 속담을 써도 되나요?
업무 메일에는 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영어권 업무 메일에서 속담은 분량만 늘리는 장식으로 읽힙니다. 에세이나 발표를 As the saying goes, ~로 시작하는 것도 피하십시오. 한국 작문에서는 흔한 도입이지만 영어에서는 가장 진부한 시작으로 분류되고, 구체적인 사실이나 질문으로 여는 편이 훨씬 강합니다. 속담이 잘 어울리는 자리는 글보다 가벼운 잡담 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