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표현
영어 슬랭 40개 — 미드에서 진짜 들리는 표현

미드를 보다가 자막은 멀쩡한데 소리가 안 붙는 순간이 있습니다. 등장인물이 no cap이라고 하는데 자막에는 ‘진짜야’라고만 적혀 있고, that’s so mid를 ‘별로야’로 넘겨 버리고, 채팅창에 뜬 ngl fr은 아예 번역을 포기합니다.
영어 슬랭은 교과서와 실제 영어 사이의 거리가 가장 크게 벌어지는 지점입니다. 교과서는 It was very funny를 가르치지만 스물세 살 미국인은 that was so funny도 아니고 I’m dead라고 씁니다. 게다가 슬랭에는 유통기한이 있어서, 2015년에 멋있었던 단어를 2026년에 쓰면 그 자체로 나이가 드러납니다. 이 글에서는 미드와 유튜브에서 실제로 반복되는 슬랭, 대박·헐·인정 같은 한국어 슬랭을 영어로 옮기는 법, lol과 ㅋ이 작동하는 똑같은 원리, 이미 죽은 단어들, 그리고 슬랭을 쓰면 안 되는 자리를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슬랭은 ‘쓰기’보다 ‘알아듣기’가 먼저입니다
먼저 목표를 정확히 잡아야 합니다. 영어 슬랭을 공부하는 목적은 그 단어를 내가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가 썼을 때 멈추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이 구분을 안 하면 공부 방향이 통째로 어긋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슬랭은 의미보다 누가, 누구에게, 어떤 사이에서 쓰느냐가 훨씬 중요한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뜻은 사전으로 1초 만에 알 수 있지만, 그 단어를 내가 써도 되는 사이인지는 사전에 안 나옵니다. 한국어로 바꿔 생각하면 분명해집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이 처음 만난 자리에서 ‘핵꿀잼이네요’라고 하면, 틀린 문장은 아닌데 공기가 미묘해집니다. 비원어민이 슬랭을 쓸 때 상대가 느끼는 것이 정확히 그것입니다.
교과서가 슬랭을 안 가르치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문법은 틀리면 그냥 틀린 것이지만 슬랭은 틀리면 사람이 이상해 보입니다. 교재가 책임질 수 없는 영역이라 통째로 빼 버리는 쪽을 택한 겁니다.
그래서 현실적인 목표는 이렇습니다. 이 글에 나오는 40개를 전부 알아듣고, 그중 대여섯 개만 씁니다. 관용 표현 쪽을 먼저 다지고 싶다면 영어 관용구 글이 더 안전한 출발점입니다. 관용구는 슬랭과 달리 유통기한이 없고, 격식 있는 자리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미드에서 매일 들리는 슬랭
지금 영어권 20~30대가 실제로 쓰는 단어들입니다. 괄호 안은 대략 언제부터 퍼졌는지입니다.
- no cap (2018~) — 거짓말 아님, 진짜로. cap이 ‘거짓말’이라서 that’s cap은 ‘구라야’가 됩니다. 한국어 ‘인정’·‘ㄹㅇ’과 거의 같은 자리.
- fr / for real — 동의할 때 가장 많이 쓰는 한마디. 문자에서는 거의 fr로만 씁니다.
- mid (2021~) — 그저 그런, 평타. 딱 ‘노잼’의 자리입니다. 욕보다 더 아픈 평가로 통합니다.
- cooked (2023~) — 망했다. I’m cooked는 시험을 망쳤을 때의 ‘멘붕’에 가깝습니다.
- sus (2020~) — suspicious의 줄임. 수상하다.
- lowkey / highkey — 살짝 / 대놓고. I lowkey miss it은 ‘솔직히 좀 그립다’ 정도의 완충 장치입니다. 사용 빈도가 아주 높습니다.
- slaps — (음악·음식이) 죽인다. This song slaps.
- hits different — 느낌이 남다르다.
- ghost — 잠수 타다. 동사로 씁니다. He ghosted me.
- flex — 과시하다. 한국어에도 그대로 들어온 단어입니다.
- throw shade — 은근히 깎아내리다. spill the tea는 뒷얘기를 풀다.
- salty — 삐친, 분한. Why are you so salty?
- cringe — 오글거린다. 형용사로도 명사로도 씁니다.
- the ick — 갑자기 정이 떨어지는 그 느낌. He gave me the ick. ‘극혐’보다 훨씬 좁은, 연애 맥락 전용입니다.
- ate / slay — 완벽하게 해냈다, 찢었다. She ate that.
- rizz (2022~) — charisma에서 잘라낸 말로, 이성에게 어필하는 능력.
- delulu (2023~) — delusional의 변형. 망상.
- extra — 오버하는. basic은 뻔하고 개성 없는.
- bet — 콜, 알겠어. 승낙할 때 한 단어로 끝냅니다.
- I’m dead — 너무 웃겨서 죽겠다.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이 중 비원어민이 바로 써도 가장 안전한 것은 lowkey, cringe, sus, bet, fr 다섯 개입니다. 짧고, 감정이 세지 않고, 세대를 크게 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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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헐, 인정을 영어로 옮기면
한국어 슬랭을 그대로 번역하려다 막히는 지점이 있습니다. 대응되는 단어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범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 대박 → No way! / That’s insane! / Holy crap! — 하나로 안 됩니다. 대박은 좋은 일과 나쁜 일에 모두 쓰이지만 영어는 상황마다 단어가 갈립니다.
- 헐 → Wait, what? / No shot. — 당황 쪽입니다. Wow로 옮기면 뉘앙스가 반대로 갑니다.
- 짱 / 최고 → the GOAT (greatest of all time). He’s goated처럼 형용사로도 씁니다.
- 꿀잼 → a blast. It was a blast. / 노잼 → mid, 또는 it fell flat.
- 인정 / ㅇㅈ → facts. 한 단어로 던지는 것까지 똑같습니다. no cap도 같은 자리.
- 현타 → reality check, 또는 it hit me. 정확히 겹치는 단어는 없습니다.
- 썸 타다 → we’re talking / the talking stage. 사귀기 직전 단계를 가리키는 말이 영어에도 생겼습니다.
- 갑분싸 → the vibe died, 또는 상대에게 read the room.
- 어그로 끌다 → ragebait, clout-chasing.
- 최애 → 케이팝 팬덤 안에서는 bias가 그대로 통합니다. 그 밖에서는 my fave.
- 금수저 → nepo baby, trust fund kid, born on third base.
반대로 영어에 대응어가 없는 한국어 슬랭도 알아 두면 좋습니다. 혼밥, 갑질, 엄친아는 설명 없이는 전달되지 않습니다. 외국인 친구에게는 돌려 말하지 말고 In Korea we have a word for eating alone처럼 단어 자체를 소개하는 편이 훨씬 빠르고, 대화도 거기서 길어집니다.

문자와 채팅 슬랭: lol은 웃는 게 아닙니다
영어 채팅 약어는 초성체와 원리가 같습니다. 소리 내어 읽지 않고, 글자 수를 줄이려고 만든 것이 아니라 말투를 표시하려고 쓴다는 점까지 같습니다.
- lol — 가장 큰 오해. 지금의 lol은 웃는다는 뜻이 아니라 문장의 날을 깎는 장치입니다. can you send it again lol은 웃긴 게 아니라 ‘재촉하는 거 아니에요’라는 신호입니다. ㅋ 하나와 정확히 같은 역할입니다.
- lmao — 이쪽이 진짜 웃을 때 씁니다. ㅋㅋㅋㅋ에 해당합니다. lmfao는 욕이 섞인 더 센 버전.
- ngl (not gonna lie) — 솔직히. tbh (to be honest)도 거의 같습니다.
- idk 모르겠어 · idc 상관없어 · imo 내 생각에는 · btw 그나저나 · brb 금방 올게 · omw 가는 중
- smh (shaking my head) — 한심하다는 뜻. ikr (I know right) — ‘그러니까!’
- wyd 뭐 해? · hbu 너는? · rn 지금 · nvm 아냐 됐어 · ttyl 나중에 얘기해
- ong (on god), istg (I swear to god) — 진짜라고 강조할 때.
- iykyk (if you know you know) — 아는 사람만 아는 얘기.
그리고 한국인이 가장 자주 놓치는 세 가지 신호가 있습니다.
- ‘k’ 한 글자는 차갑습니다. ㅋ 하나와 똑같은 원리입니다. 화난 것처럼 읽히니 ok 또는 sounds good으로 쓰세요.
- 마침표를 찍으면 딱딱해집니다. ok.과 ok는 다른 말입니다. 짧은 문자에 찍은 마침표는 화났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 대문자는 소리 지르는 겁니다. 강조하려고 I NEED THIS라고 쓰면 농담으로는 통하지만, 진지한 맥락에서는 그대로 고함입니다.

슬랭에는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단어 목록만 외우면 반드시 걸리는 함정입니다. 영어 슬랭은 대략 5년 주기로 갈아엎어지고, 지난 단어를 쓰면 틀린 게 아니라 나이가 드러납니다.
완전히 죽은 것 — YOLO와 swag은 2012년, on fleek과 bae는 2014년에 정점을 찍고 지금은 농담으로만 씁니다. 한국어로 치면 ‘솔까말’이나 ‘레알’의 자리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파는 영어 슬랭 자료의 상당수가 아직 이 단어들을 싣고 있습니다.
한 물 간 것 — lit은 2016~2019년에 압도적이었고 지금도 알아듣기는 하지만 더 이상 새롭지 않습니다. savage도 같습니다.
현역 — no cap, lowkey, sus, mid, cooked, rizz, ate. 이 중 rizz와 delulu는 아직 어린 축이라 30대 이상에게는 잘 안 통할 수 있습니다.
나이만이 아니라 지역도 갈립니다. 미드로 배운 미국 슬랭이 런던에서는 안 통하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 영국 — knackered 녹초가 된, gutted 낙담한, chuffed 뿌듯한, dodgy 수상한, cheers 고마워, mate 친구. cheers는 건배가 아니라 ‘고마워’로 훨씬 자주 쓰입니다.
- 미국 — y’all 너희 (남부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hella 엄청 (서부), wicked 엄청 (보스턴).
- 호주 — arvo 오후, heaps 엄청, no worries 괜찮아.
그래서 원칙은 하나입니다. 반응어는 오래 살고, 유행어는 금방 죽습니다. damn, no way, seriously?, that’s crazy는 20년째 그대로입니다. 밈에서 나온 단어는 수명이 몇 달 단위라고 보면 됩니다.

슬랭이 사고를 부르는 자리
알아듣는 것과 쓰는 것을 구분하라고 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슬랭이 치명적으로 작동하는 자리가 분명히 있습니다.
- 이력서, 커버레터, 업무 이메일. 예외 없습니다. 약어 하나도 안 됩니다. 영문 이메일에 btw나 tbh를 쓰면 가볍게 보입니다.
- 면접. 친근하게 보이려고 슬랭을 섞는 것은 역효과입니다. 면접관이 기대하는 것은 또래 말투가 아니라 명확한 문장입니다.
- 욕이 숨은 약어. wtf, af, stfu, lmfao는 약어라서 순해진 것이 아니라 그냥 욕입니다. 글자로 쓰면 덜 세 보이는 착각이 들 뿐입니다. 어디까지가 선인지는 영어 욕설 쪽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 출처가 있는 단어들. slay, ate, no cap, bussin, periodt는 흑인 영어(AAVE)와 드랙·볼룸 문화에서 나온 말입니다. 쓰면 안 되는 단어는 아니지만, 비원어민이 과하게 몰아 쓰면 흉내 내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는 점은 알고 쓰는 편이 낫습니다.
- 나이 차. 40대 이상에게 rizz나 delulu를 쓰면 그냥 안 통합니다. 무례해서가 아니라 모르기 때문입니다.
안전한 기본값은 한국어와 같습니다. 상대가 먼저 쓴 단어만 따라 씁니다. 상대가 ngl을 썼다면 나도 써도 되고, 안 썼다면 아직 이릅니다. 격식 있는 자리에서 쓸 표현은 일상 영어 표현 쪽에서 따로 챙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입에 붙이는 연습법
슬랭은 외울 양이 적은데도 유난히 안 붙습니다. 뜻을 알아도 입에서는 교과서 문장이 먼저 나오기 때문입니다. 순서를 이렇게 잡으면 빨라집니다.
- 다섯 개만 고릅니다. lowkey, cringe, sus, bet, fr. 짧고, 문법이 필요 없고, 세대를 안 탑니다. 마흔 개를 어설프게 아는 것보다 다섯 개를 정확히 쓰는 쪽이 훨씬 자연스럽게 들립니다.
- 따라 쓰되 먼저 쓰지 않습니다. 상대가 쓴 뒤에 쓰면 격식·유행·적절성이 한 번에 해결됩니다.
- 미드 한 편을 제대로 캡니다. 열 개의 단어 목록보다 한 장면을 두 번 보는 쪽이 낫습니다. 자막 켜고 한 번, 끄고 한 번. 긴 대사가 아니라 짧은 리액션을 받아 적으세요.
- 날짜를 적어 둡니다. 단어, 어디서 들었는지, 누가 누구에게 했는지, 그리고 날짜. 석 달 뒤에 보면 계속 나오는 단어와 한 번 보고 만 단어가 갈립니다.
- 사람한테 써 봅니다. 슬랭은 의미가 아니라 조절의 문제라서 반응이 있어야 교정됩니다.
마지막 단계만큼은 혼자서 대체할 방법이 없습니다. CoffeeTalk에서 원어민에게 이 단어 몇 개를 직접 써 보면, 미드를 1년 봐도 알 수 없는 것들이 10분 만에 돌아옵니다. lowkey를 넣은 자리가 맞았는지, 내 lol이 차갑게 읽혔는지, 그리고 내가 적어 둔 단어 중에 상대가 ‘그건 고등학교 때 쓰던 말’이라고 할 단어가 무엇인지. 그 피드백이 전부입니다.
슬랭은 어설프게 맞히는 것이 아예 안 쓰는 것보다 나쁜, 영어에서 거의 유일한 영역입니다. 그래서 목표를 낮게 잡아도 괜찮습니다. 전부 알아듣고, 다섯 개만 씁니다. 그 정도만 해도 미드 자막을 끄는 날이 훨씬 빨리 옵니다.

FAQ
영어 슬랭을 꼭 외워야 하나요?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알아듣기 위해서 필요합니다. 미드, 유튜브, 게임 채팅, 그리고 또래 원어민과의 메신저 대화는 슬랭 없이 굴러가지 않습니다. 다만 목표는 전부 알아듣고 대여섯 개만 쓰는 것입니다. 슬랭은 뜻보다 누가 누구에게 쓰느냐가 중요한 단어라서, 비원어민이 많이 쓸수록 어색해질 위험이 커집니다.
lol은 웃는다는 뜻 아닌가요?
지금은 아닙니다. 원래는 laughing out loud였지만 현재의 lol은 문장의 날을 깎아 주는 장치입니다. can you send it again lol은 웃긴 게 아니라 재촉하는 게 아니라는 신호입니다. 한국어의 ㅋ 하나와 정확히 같은 역할입니다. 진짜 웃을 때는 lmao를 쓰고, 이쪽이 ㅋㅋㅋㅋ에 해당합니다.
no cap이 무슨 뜻인가요?
거짓말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cap이 거짓말이라서 that's cap은 구라야가 되고, no cap은 진짜야가 됩니다. 한국어의 인정이나 ㄹㅇ과 거의 같은 자리에서 쓰입니다. 2018년쯤부터 퍼져 지금도 현역이지만, AAVE에서 나온 표현이라는 점은 알고 쓰는 편이 좋습니다.
미드에서 배운 슬랭이 영국에서도 통하나요?
상당 부분 통하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영국에는 knackered(녹초가 된), gutted(낙담한), chuffed(뿌듯한), dodgy(수상한)처럼 미국에서 거의 안 쓰는 단어가 따로 있고, cheers는 건배가 아니라 고마워로 훨씬 자주 쓰입니다. 반대로 hella는 미국 서부, wicked는 보스턴 쪽 표현이라 영국에서는 어색하게 들립니다.
영문 이메일에 btw나 tbh를 써도 되나요?
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업무 이메일, 커버레터, 이력서에서 채팅 약어는 예외 없이 가볍게 보입니다. 면접에서도 마찬가지로, 친근해 보이려고 슬랭을 섞는 것은 역효과입니다. 슬랭은 또래와의 메신저와 편한 대화로 범위를 한정하고, 업무 쪽은 격식 있는 표현을 따로 챙기는 편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