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표현
영어로 사과하는 법: ‘미안해’부터 ‘죄송합니다’까지, sorry의 강도 조절

한국어에는 사과의 단계가 분명합니다. ‘아 미안’, ‘미안해’, ‘죄송합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상황과 상대에 따라 자연스럽게 골라 씁니다. 그런데 영어로 넘어가면 이 모든 것이 sorry 하나로 줄어듭니다. 약속에 30분 늦어도 sorry, 발을 밟아도 sorry, 거래처 메일에도 sorry. 영어로 사과하는 법을 제대로 알려면 단어 하나가 아니라 강도를 조절하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강도를 잘못 고르면 두 가지 중 하나가 됩니다. 너무 가벼우면 진짜 사과가 성의 없어 보입니다. 친구 생일 약속을 잊어 놓고 my bad라고 하면 상대는 서운합니다. 너무 무거우면 사소한 일이 이상하게 커집니다. 문손잡이를 동시에 잡았다고 I sincerely apologize라고 하면 어색합니다. 이 글은 가벼운 사과부터 격식 있는 사과까지의 단계, 사과가 아닌 sorry, 실제로 관계를 회복하는 사과의 구조, 그리고 누군가 나에게 사과했을 때 대답하는 법까지 정리합니다.
sorry는 세 가지 일을 합니다
표현을 외우기 전에 먼저 알아 둘 것이 있습니다. 영어의 sorry는 사실 철자만 같은 세 개의 다른 말입니다. 이걸 섞어서 생각하면 혼란이 생깁니다.
1. 사과. Sorry I’m late.(늦어서 미안해요) I’m so sorry, I completely forgot.(정말 미안해요, 완전히 잊어버렸어요) 내가 무언가를 했고 그것이 상대에게 영향을 줬고, 그 책임을 지는 말입니다. 교과서에서 가르치는 의미가 이것입니다.
2. 쿠션어. Sorry, could I just get past?(죄송한데 좀 지나갈게요) Sorry — quick question.(저기, 잠깐 질문 하나만요) Sorry?(네? 뭐라고요?) 아무도 잘못한 게 없습니다. 한국어의 ‘저기요’, ‘죄송한데’처럼 끼어들거나 부탁할 때 충격을 줄여 주는 말입니다. 영국 영어에서는 이 용법을 특히 많이 써서, 발을 밟힌 사람이 먼저 sorry라고 하는 장면도 흔합니다.
3. 위로. I’m sorry to hear that.(그 얘기를 들으니 안타깝네요) I’m so sorry about your dad.(아버님 일은 정말 안타까워요) 여기서는 내 잘못이 전혀 없습니다. 상대에게 안 좋은 일이 생겨서 마음이 아프다는 뜻입니다. 한국인 학습자가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sorry라고 하지?’ 하고 머뭇거리는 지점인데, 영어의 위로 sorry에는 책임의 의미가 없습니다. 편하게 쓰면 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이 이 셋 중 무엇인지만 구분하면, 나머지는 강도를 고르는 일입니다.
영어로 사과하는 법: 강도별 표현
영어 사과는 사다리처럼 생각하면 편합니다. 한 칸 올라갈수록 ‘이 일이 더 중요하다’는 신호가 됩니다. 핵심은 마음 편한 칸이 아니라 피해 크기에 맞는 칸을 고르는 것입니다.
- Oops / Whoops / My bad. — ‘앗’, ‘아 내 실수’. 펜을 떨어뜨렸다거나 이름을 잘못 불렀다가 바로 고친 정도의 아주 작은 실수에 씁니다. my bad는 캐주얼한 미국식 표현이라 친구나 편한 동료에게만 쓰고, 고객이나 상사, 혹은 상대의 시간과 돈이 든 일에는 쓰지 않습니다.
- Sorry. — ‘미안’. 기본값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쓰는 가벼운 말이라, 단독으로는 무게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진지한 일에는 부족합니다.
- I’m sorry / I’m really sorry / I’m so sorry. —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여기서부터 진짜 사과입니다. I’m을 붙이면 반사적인 말이 문장이 되고, really나 so가 감정을 더합니다. so가 가장 따뜻하고, very는 문법상 맞지만 말로 하면 조금 딱딱합니다. 억양도 중요합니다. I’m SO sorry처럼 so에 힘을 주면 진심으로 들리고, 같은 말을 빠르고 밋밋하게 하면 비꼬는 것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 I’m so sorry — that was completely my fault. — ‘정말 죄송해요, 전적으로 제 잘못이에요.’ 책임을 말로 짚는 단계인데, 한국인 학습자가 가장 많이 건너뛰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 한 문장이 사과를 진짜처럼 만듭니다.
- I apologize / Please accept my apologies / I sincerely apologize. — ‘사과드립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격식체입니다. 메일, 공지, 고객 응대에 어울립니다. 친구에게 말로 하면 성명서를 읽는 것처럼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영국식 철자는 apologise)
여기서 한국인에게 특히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한국어의 ‘죄송합니다’는 높임말이라서 윗사람에게 쓰는 기본값입니다. 그런데 영어에는 존댓말 체계가 없어서, 상사에게도 I’m really sorry면 충분합니다. 윗사람이라고 매번 I apologize를 쓰면 오히려 딱딱하고 멀게 들립니다. 영어에서 사과의 무게를 정하는 것은 상대의 지위가 아니라 피해의 크기입니다.

사과가 아닌 sorry
영어권 도시에서 듣는 sorry의 상당수는 죄책감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이 용법을 알면 과하게 반응하지 않게 되고, 직접 쓰면 훨씬 자연스럽게 들립니다.
- Sorry? (올라가는 억양) — ‘네?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겠어요?’ 요즘은 Pardon?보다 훨씬 흔하고, What?보다 훨씬 공손합니다. 못 알아들었을 때 가장 먼저 꺼낼 말입니다.
- Sorry, excuse me — 지하철이나 마트 통로에서 지나갈 때. 두 단어를 붙여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 Sorry to bother you, but… / Sorry to interrupt… — ‘실례지만…’, ‘말씀 중에 죄송한데…’. 모르는 사람에게 부탁하거나 대화에 끼어들 때 씁니다.
- I’m sorry to hear that — 상대가 안 좋은 일을 이야기했을 때의 기본 반응입니다. 비행기 결항부터 병까지 다 됩니다.
- I’m sorry for your loss — 누군가 돌아가셨을 때 쓰는 정해진 조의 표현입니다. 일부러 격식을 갖춘 말이니, 여기서는 창의성을 발휘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 I’m sorry, but I disagree — 반대 의견을 부드럽게 꺼낼 때. 한국어의 ‘죄송하지만’과 똑같은 역할입니다. 전혀 미안하지 않습니다.
한국인 학습자에게 쓸모 있는 구분이 하나 있습니다. excuse me는 전에, sorry는 후에. 주의를 끌거나 비켜 달라고 할 때는 excuse me, 이미 부딪혔거나 끼어든 뒤에는 sorry입니다. 한국어 ‘저기요’를 sorry로, ‘죄송합니다’를 excuse me로 옮기면서 순서가 뒤바뀌는 경우가 많은데, 이 규칙만 지키면 틀릴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함정 하나. 부탁했는데 I’m sorry, but that’s not possible이라는 답이 돌아왔다면, 그건 사과도 아니고 협상의 여지도 아닙니다. 공손하게 포장된 단호한 거절입니다.

진짜 사과는 네 부분으로 이루어집니다
마감을 놓쳤거나, 약속을 잊었거나, 상처 주는 말을 했을 때처럼 정말로 일이 틀어졌다면 한 단어로는 부족합니다. 관계를 회복하는 영어 사과는 보통 이 순서의 네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 말한다. I’m really sorry.
- 무엇을 했는지 짚는다. I should have told you the meeting had moved.(회의 장소가 바뀐 걸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구체적일수록 좋습니다. sorry for everything은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것처럼 들립니다.
- 핑계 없이 인정한다. That’s on me.(제 책임이에요) / That was my mistake. 짧은 이유(I misread the date)는 괜찮지만, 인정 다음에 와야지 인정 대신 오면 안 됩니다.
- 바로잡거나 약속한다. I’ll send you the notes tonight.(오늘 밤에 회의록 보내 드릴게요) / It won’t happen again.(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할게요) / Is there anything I can do?
합치면 이렇습니다. I’m really sorry — I should have told you the meeting had moved. That’s on me. I’ll send you the notes tonight. 짧은 네 문장이면 대화가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원어민이 하나하나 알아차리는, 사과를 망치는 표현도 세 가지 있습니다.
- I’m sorry if you were offended. — 내가 한 일이 아니라 상대의 반응에 사과하는 말이라, 대표적인 ‘사과 아닌 사과’로 받아들여집니다.
- I’m sorry, but… — but 뒤의 말이 앞의 사과를 지워 버립니다. 설명이 필요하면 먼저 온전히 사과하고, 한 박자 쉰 뒤에 설명하세요.
- Sorry, sorry, sorry. — 한국어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를 반복하면 공손해 보이지만, 영어로 세 번 연달아 말하면 당황한 것처럼 들립니다. 한 번 분명하게 말하고 구체적인 문장에 무게를 두세요.
메일에서는 톤이 따로 있습니다. Apologies for the delay와 Sorry for the late reply는 둘 다 흔한 첫 문장이고, 앞쪽이 조금 더 격식 있습니다. 거래처에 영향을 준 일이라면 Please accept my apologies for the confusion이 안전합니다. 답장이 조금 늦은 정도라면 사과 대신 감사로 바꾸는 방법도 많이 씁니다. Thanks for your patience(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가 사과 한 문단보다 자신감 있게 들립니다. 한국식 메일처럼 모든 메일을 사과로 시작하면 sorry의 무게가 사라지니 주의하세요.

누군가 사과했을 때 대답하는 법
사과를 받는 쪽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부분인데, 한국인 학습자가 의도치 않게 차갑게 들리는 곳이 바로 여기입니다. 교과서의 I accept your apology는 문법상 맞지만 실제로는 판사가 판결을 내리는 것처럼 들립니다.
작은 일이라면 이 중 하나를 고르고 넘어가면 됩니다.
- No worries. — ‘괜찮아요’. 영국, 호주에서 가장 흔하고 미국에서도 점점 많이 씁니다.
- That’s okay / That’s alright.
- Don’t worry about it. — ‘신경 쓰지 마세요’.
- No problem.
- It happens. — ‘그럴 수도 있죠’. 상대가 많이 민망해할 때 좋습니다.
- No harm done. — ‘별일 없었어요’. 문제가 생길 뻔했지만 결국 괜찮았을 때.
큰 일이라면 괜찮은 척할 필요는 없습니다. Thanks for saying that(그렇게 말해 줘서 고마워요)이나 I appreciate the apology는 ‘다 괜찮다’고 하지 않으면서도 사과를 정직하게 받아 줍니다. 반대로 밋밋한 목소리의 It’s fine은 영어에서도 ‘전혀 괜찮지 않다’는 뜻으로 유명합니다.
양쪽 모두에서 한국인이 자주 틀리는 문법도 짚어 두겠습니다.
- sorry for / sorry about. Sorry for being late, Sorry about the mess 둘 다 맞습니다. -ing 앞에는 for가, 명사나 상황 앞에는 about이 더 흔합니다.
- Sorry to be late가 아니라 Sorry I’m late. I’m sorry to be late도 존재하지만 격식체로 들립니다. 말할 때는 절로 이어 주세요. Sorry I’m late, Sorry I missed your call.
- I’m sorry for you는 조심. 동정이나 심하면 깔보는 말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위로는 I’m sorry to hear that이나 I’m sorry that happened로.
- 사과에 sorry로 답하지 마세요. 한국어로는 ‘아니에요, 제가 죄송하죠’가 예의지만, 영어로 상대 사과에 sorry, sorry로 받으면 사과 경쟁이 됩니다. 받아 주고 마무리하는 것이 영어식 예의입니다.
영어 사과, 이렇게 연습하세요
사과는 감정이 실린 말이라, 긴장하면 가장 먼저 엉망이 됩니다. 해결책은 필요한 순간이 오기 전에 핵심 문장을 입에 붙여 두는 것입니다.
- 단계별로 한 문장씩, 세 문장만 준비하세요. 예: Sorry, my mistake. / I’m so sorry — that was completely my fault. / Please accept my apologies for the confusion. 조립하지 않고 바로 나올 때까지 소리 내어 말하세요.
- 억양을 연습하세요. I’m so sorry를 밋밋하게, 진심으로, 비꼬듯이 세 가지로 녹음해 보세요. 내 목소리로 차이를 듣는 것이 어떤 규칙보다 많이 가르쳐 줍니다.
- 실제 상황으로 네 부분 사과를 써 보세요. 이번 달에 실제로 있었던 일 — 늦은 답장, 놓친 전화 — 로 네 문장을 쓰고, 종이 없이 말해 보세요.
- 대답도 연습하세요. No worries, Don’t worry about it, Thanks for saying that을 준비해 두면 사과를 받을 때 머뭇거리지 않습니다.
- 미드에서 찾아보세요. 시트콤이든 드라마든 사과 장면은 반드시 나옵니다. 들을 때마다 세 가지 역할 중 무엇이었는지, 강도는 어느 칸이었는지 생각해 보세요.
마지막 단계는 실제 사람에게 말해 보는 것입니다. 억양은 상대가 반응해야 비로소 제대로 연습이 되기 때문입니다. CoffeeTalk에서는 원어민과 짧은 대화로 연결되는데, sorry, could you repeat that?이나 sorry, I think I misunderstood 같은 작은 순간이 대화마다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그게 바로 연습입니다. 어떤 주제를 골라도 첫 1분 안에 쿠션어 sorry를 쓰게 될 겁니다.
사과 주변에서 함께 쓰는 표현 — 부드럽게 말하기, 반대하기, 시간 벌기 — 은 유용한 영어 표현에, 대화의 첫마디는 영어 인사말에, sorry와 excuse me가 가장 많이 쓰이는 일상 상황은 일상 영어 회화 표현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FAQ
영어로 가장 공손하게 사과하려면 뭐라고 하나요?
말로 할 때는 I'm so sorry — that was completely my fault가 가장 진심으로 들리는 일상 표현입니다. 메일이나 격식 있는 자리에서는 Please accept my apologies나 I sincerely apologize를 씁니다. 공손함은 격식 있는 단어보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짚고 바로잡겠다고 말하는 데서 나옵니다.
sorry와 excuse me는 어떻게 다른가요?
기본 규칙은 excuse me는 전에, sorry는 후에입니다. 주의를 끌거나 비켜 달라고 할 때는 excuse me, 이미 부딪혔거나 끼어든 뒤에는 sorry를 씁니다. 영국에서는 둘 다 sorry로 말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 규칙을 지키면 틀릴 일은 없습니다.
상사에게는 I apologize라고 해야 하나요?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영어에는 존댓말 체계가 없어서 상사에게도 I'm really sorry면 충분하고, 매번 I apologize를 쓰면 오히려 딱딱하고 멀게 들립니다. 영어 사과의 강도는 상대의 지위가 아니라 일의 크기에 맞춥니다. I apologize는 메일이나 공식적인 상황에 어울립니다.
누가 사과하면 영어로 뭐라고 대답하나요?
작은 일에는 No worries, That's okay, Don't worry about it, It happens 중 하나면 됩니다. 큰 일이라 괜찮다고 하기 어렵다면 Thanks for saying that이나 I appreciate the apology가 정직하고 따뜻합니다. I accept your apology는 대화에서 차갑게 들리니 피하세요.
my bad는 무례한 표현인가요?
무례하지는 않지만 아주 캐주얼합니다. 친구나 편한 동료 사이에서 아주 작은 실수에 쓰는 말입니다. 상대의 시간이나 돈이 든 일, 또는 고객이나 상사 앞에서는 성의 없어 보이니 I'm sorry나 I'm really sorry를 쓰세요.